내 용 |
[합격수기] “시련은 또 다른 내 인생의 밑거름일 뿐”
본지 주최 ‘2005년 국가직 9급 합격수기 현상공모’ 강노원 - 영남대학교 토목과 3학년 재학
프롤로그
먼저 글을 쓰기 전에 공부하는데 물심양면으로 아낌없이 도와주신 ○학원식구들과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도 공부를 하면서 많은 합격수기를 읽었기에, 되도록 여러분들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글 방향을 잡아 봤습니다.
공부하면서 저의 공부방식, 사고방식이나 체력안배 같은 부수적인 면에서 과목별 공부방식 및 시기별 공부방식 같은 것을 모두 말씀드리려 합니다. 다소 건방지게 보이거나 주제넘은 듯한 조언을 하더라도 그것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쓰는 것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공부기간
저는 2년 2개월을 조금 넘는 수험생활을 하였습니다. 길다고 보면 길고 짧다고 보면 짧겠지. 지금 돌이켜 보면 공부기간은 그저 자기 자신을 자극할 용도로만 쓰이면 그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보면, 수험생들 중 자기 자신의 수험기간을 일부러 줄여서 자랑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게 자신에게 얼마나 위안이 될까요? 수험기간이 늘어나면 떳떳이 이야기 하던가 아님 묵비권을 행사하더라도, 그 기간의 압박을 통해 자신을 채찍질 할 수 있다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간이 길든 짧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합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장수생님들도 힘내세요.
실강&동영상
저도 부단히 이 두 가지 방법사이에서 고민했지만, 결론은 완벽한 방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방법이 모두 일장일단을 가지고 있기에 자기상황에 맞게 취사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어느 한 가지만 옳다고 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실강은 일단 집중력과 경쟁심을 최대한 유발시켜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모르는 것을 그때그때 질문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수업을 한 번 놓치면 따라가기 힘들고 노는 분위기에 휩싸일 수 있고 너무 많은 인원수에 질릴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동영상은 자기집중이 강한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유명강사나 자기에게 맞는 강사의 강의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서 좋고 수업을 놓쳐도 재수강이 가능해서 좋지요.
다만 장시간 공부하기에 실강보다 더 많은 체력을 요구하며 나태해질 가능성이 많고 인터넷미아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는 실강으로 기본을 닦고 부족한 부분은 자투리시간에 동영상을 활용할 것을 권유합니다.
시간 안배 및 전략
저는 대구 거주자인 만큼, 대구 수험생들의 대부분은 대구 지방직을 목표로 공부를 한다는 근거 하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대구 지방직이 항상 3월 달에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9급 시험에 대비하시는 분이라면 3점짜리 자격증을 그 전 해의 3월 이전에 따놓으시고 3월부터 일년 정도 준비 하시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7~8월 방학기간이나 아님 학원의 홍보에 솔깃해서 1~2월 기본수업 듣고 3월 시험에 합격할 것처럼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7~8월은 그렇다 쳐도 1~2월은 불가능합니다. 3월은 학원가가 한창 문제풀이에 신경이 곤두서있을 시기입니다. 이때부터 6월까지 기본수업을 두 번 정도 들어두신다면 버글버글 거리는 7~8월에 독학을 할 수 있으며 9월부터는 심화 스터디를 조직할 여유가 생깁니다.
9월부터 스터디를 시작해서 12월까지 진행을 하시면 꽤 깊은 내공을 쌓게 될 것입니다. 이때쯤 회독수가 7~8회까지 닿으셔야 합니다. 1~2월은 문제풀이 기간입니다. 그전까지 모든 공부를 마치시고 1~2월 문제풀이로 총 정리 하셔야 합니다. 문제풀이와 함께 총 정리를 하면 복습과 동시에 완전학습이 이루어지게 되어 효과가 엄청나실 겁니다. 그러고 난후, 3월 시험에 마지막 다독을 통해 대비하셔야 합격권에 드실 수 있습니다.
3월 이후의 공부에 그다지 중요성을 두지 않는 것은, 체력의 한계에 부닥침과 동시에 춘곤증의 기습으로 쌓인 지식을 현상유지 하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때까지도 모르는 게 많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시간은 항상 급박합니다. 장수생들이 자꾸 실패하는 이유는 항상 시간을 넉넉하게 잡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른 건 몰라도 12월까지 기본서 공부를 반드시 마칠 것을 권유합니다.
스터디 활용
저는 스터디를 통해서 꽤 많은 효과를 보았습니다마는 반대로, 공부에 방해만 되는 스터디를 하는 분들도 꽤나 많이 보았습니다. 그 차이는 공부방법의 차이보다는 정신력의 차이가 많습니다. 저는 불(火)에 비유를 하고 싶습니다. 잘 사용하면 큰 혜택을 주지만 잘못 사용하면 재앙이 되지요. 저도 많은 스터디 경험이 있습니다만, 실패한 스터디 멤버는 공부할 때 잠깐이지만 성공한 스터디 멤버는 거의 임용 후에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여러분들도 후자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스터디는 철저한 개인주의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 개인의 이득을 위한 공부가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이끈다면 최상의 방법이 되겠지요. 일단 강력한 리더를 뽑은 후 더욱 강력한 벌금제의 실시, 유지가 스터디 성공의 최대관건입니다.
저는 스터디를 할 때 크게 두 파트로 나누었는데 어휘과목과 이해, 암기과목으로 나누어서 국어와 영어의 경우는 표준어와 한자, 영 단어숙어와 기본조문을 암기하는 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행정법과 국사, 행정학의 경우에는 문제풀이를 동원한 파트별 진도빼기 형식으로 하였는데 국사와 행정학의 경우는 개인적인 문제출제를 허용하였고 행정법은 기출문제만 상대하였습니다.(행정법은 기출만 완전분석해도 백점이 나옵니다.)
참고로 파트별 진도 빼기 방식은 먼저 공통교재를 선택한 다음 진도를 끝낼 기간을 정하고 기간에 맞게 빼낼 진도를 정합니다. 그런 다음 한번 진도에 교재공부, 암기, 요약, 문제풀이가 모두 이루어지게 합니다. 하다보면 그냥 대충대충 넘어가는 팀도 있는데 대부분 실패합니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하였는데 3과목 2과목으로 나눠서 실행했습니다.
다만 스터디는 개개인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야 효과가 있습니다. 멤버 선정 시에는 반드시 공부기간이나 모의고사나 실전시험에서의 실력을 맞추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멤버를 인정(人情)에 의해 끌어들이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분위기를 흩뜨리고 지각, 결석을 자주 하고 공부준비가 항상 부족하고 벌금도 잘 안내는 구성원은 과감히 자르세요. 그 분께는 다른 방법이 더 맞을 지도 모르니까요. 안 그럼 다 떨어집니다. 정말이예요.
개인적인 공부시간표
7시: 학원도착, 9시까지 어휘공부(한자, 영어) 9시: 행정법(목표를 정해서 반드시 끝내야 함) 12시 30분: 점심시간 1시 20분: 행정법 법조문(절차법이나 다른 법조문 그냥 읽기, 평소에 많이 읽어야 함) 2시: 국사(마찬가지) 6시: 저녁시간(학원에서 도시락 드시길 권장. 나가서 드시는 분들은 과식하지 마시길… 잠이 와요!) 7시: 행정학 10시: 학원 나옴, 저는 집에 가면서 50분정도 걸으며 행정법 강의 엠피쓰리 들었음. 12시: 취침 덧붙이면 저는 스탑워치로 공부시간을 재면서 했지만 열심히 하여도 10시간에서 11시간 사이였습니다. 이 시간을 다 공부만 할 순 없겠지요. 하지만 시간표의 효용은 적어도 내가 이 시간에 뭘 해야 할 지 각인시켜 준다는 점입니다. 한번씩 공부가 안되거나 할 때, 시간표를 짜보시면 그 효과를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시험 전에는 하루 시간표가 아닌 한달시간표 내지 2~3주 기간동안의 시간표를 짜보는 것도 시간 효율상 좋을 것입니다.
과목별 공부
♤ 국어: 저 또한 다른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었었으나 종착역은 모 선생님이었습니다. 정말 눈물날 정도의 열의로 가르쳐 주셔서 국어는 그냥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만 했습니다. 문제풀이가 정말 좋았는데, 그 방대한 책을 두 달 안에 끝내려고 본 강의 보다 보강을 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본 공부가 되어 있어서 인지, 문제풀이는 선생님만 믿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짧게 조언하자면 한자공부는 꾸준히, 표준어공부는 평소에 실생활에서 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시간 많으실 때 문학이나 시 같은 걸 충분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국어는 범위가 너무 방대하여 모두 다 공부하기 힘들고 또 공부해도 표가 별로 안 나는 과목이므로 어느 정도는 눈치껏 할 것을 권합니다. 80점 정도만 나오신다면 그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로 하시길 권합니다.
♤ 영어: 많은 수험생들이 그렇듯이 저 또한 영어가 엉망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공부할 지도 모를 정도였으며 점수도 거의 과락수준이었지요. 그러다가 모 선생님의 테이프를 들으면서 어느 정도 스킬을 습득했고 이 선생님의 5공식을 만나면서 비로소 영어에서 숨통이 트였습니다.
영어는 개인적인 공부보다는 수업을 택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올 4월까지 계속 실강을 들으며 5공식과 함께 하였습니다. 혹자는 엉터리다 느니 나와 안 맞는다고 그러기도 하였지만, 저에게는 그동안 배운 흩어져 있는 문법지식을 가장 효율적으로 뭉쳐준 것이 바로 5공식이었습니다.
♤ 국사: 국사는 제가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었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끝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국사가 재미있다는 것을 A선생님이 가르쳐 주셨다면 B선생님은 국사의 깊이를 제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두 분의 강의가 조금 다른 면은 있지만 A선생님의 국사로 흥미를 느끼고 기초를 닦고 B선생님의 심화강의로 마무리했는데, 근래 정말로 어려워지고 있는 국사도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더군요.
하나 덧붙이자면 암기할 것이 많은 국사의 경우, 저는 항상 암기법을 만들어서 외웠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이해를 충실히 하고 시험 직전에 암기법을 통해서 빠르게 암기했는데 이 방법의 좋은 점은 일단 효율적인 공부가 가능하고 또 암기법을 만들어 둔 주변시 덕분에 그 주변의 것들이 같이 기억남으로써 복습에 많은 효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과목에도 적극 사용하시길 권유합니다.
♤ 행정법: 분석해 보면 아시겠지만 거의 모든 행정법 문제는 기존 최근 기출문제의 응용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의 기출 문제를 푸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겠지요.
행정법은 과목특성상 4편으로 이뤄진 구성에서 한편 한편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4편을 고루 이해해야지 비로소 한편을 제대로 알게 되는 과목입니다. 처음 공부하실 때 물론 용어자체가 이해 안 될 수도 있고 용어를 알아도 문장이 이해 안 될 수 있겠지만 꾹 참고 수업을 빠르게 2번 정도 들으신다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이해가 되는 것을 느낄 것 입니다.
이해가 되는 그때가 독학의 시작입니다. 그때부터 문제를 가까이 하며 출제 포인트를 맞춰가며 독학을 하시고 1~2월 문제풀이를 완전학습하시면 정말 행정법은 여러분의 효자과목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자신에게 맞는 선생님이 가장 좋은 선생님입니다. 행정법의 과목 특성상 법의 난해함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학생들이 많은 데, 그 고비의 문턱에서 교재나 선생님을 바꾸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정말 교재나 강사가 엉터리일 수 있겠지만 자신의 공부방식이 엉터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특히 시험 직전에는 그러지 말 길 바랍니다.
♤ 행정학: 행정학에서 어느 유명 교재와 유명 선생님이 차지하는 독보적인 존재들은 누구인들 부정하지 못할 것이며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만, 저는 거기에 또 다른 한 선생님을 추가했습니다. 물론 유명 강사 선생님들의 강의가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딘가 부족한 점 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기존의 강사들의 강의가 너무 새로운 이론들에 대한 소개에 치우친 면이 있었다면, 제가 추가로 선정했던 선생님은 그걸 천재적인 머리(아이큐180?)로 보다 고차원적으로 가르쳐주었습니다. 정말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수험생이라면 아마 어떻게 저걸 저렇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고 감탄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일부 파트는 유명 강사 선생님이 최고인 것 같았지만, 총론 파트는 후자의 강사 선생님의 강의로 보충했습니다. 또, 저는 집에 갈 때 한 시간씩 걸어가면서 어느 유명 선생님의 강의를 엠피쓰리를 통해 항상 들었는데 책을 안보고 들으면서 그 내용을 생각하고 다음 날 책을 다시 보는 방법도 꽤 괜찮았습니다.
에필로그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공부를 준비하면서 혹은 공부하면서 힘들 때 합격수기를 읽곤 합니다. 저도 그랬구요. 그때마다 힘이 되었던 수기도 있었고 너무 쉽게 붙은 것 같아 힘이 도로 빠지는 합격 수기도 있었습니다. 제 수기는 여러분께 어떻게 와 닿을지 궁금하지만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이 되는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올해 대구지방직과 경북 교행직에 1.5점차로 두 번 떨어지고 경북지방직엔 0.5점 차로 떨어졌습니다. 저보다 더한 경험을 한 분도 계시겠지만 이정도면 꽤나 운이 없는 축에 들겠지요. 하지만 이런 시련쯤은 다 내 인생의 밑거름일 뿐이라 생각했기에 합격의 순간이 온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합격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각오!” 바로 이 집념이 여러분의 성적을 크게 올려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의 관운을 빕니다.
(출처 : 한국고시신문 www.kgosi.com 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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