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였어군 입니다.
제가 오늘 농중 합격을 했네요. 뭐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마음을 며칠 전 부터 비우고 나니 감격스럽기 보단 감사하단 생각이 앞서는데요. 딱히 누가 감사하다는 건 아니지만 그저 그런 마음이 듭니다. 얼마 전 까지 컴터 메인 화면은 부처님 이었음..
취업에 목마른 고학생이나 자꾸 최종에서 엎어지는 수험생만 보시길 부탁해요. 전 그런 수험생이었거든요.
저는 대략 난감한 문제아 였습니다.
우선 고교 입학 실패로 인해 다른 촌지역에 유학.
고교 분위기가 꽝이라 첫 수능에서 제 실력 발휘 못함 (어느 국립대 인문학부로 입학 01년)
중학교 땐 산과 학교 옥상을 오가며 싸움을 몰고 다녔음. 깡없이 설치는 못난 아이였음
그러다 고입 떨어졌겠지요;;
다시 입학한 다른 국립대학교 (이전 학교 보다 조금 나은 학교)
하지만 가서 정신 못차리고 직장인 여친이랑 너무 놀았음. (그땐 천생연분인 줄 알았습니다)
3년간 여친 집이 제 집인양 몰래 드나들고 했음. 3학년 2학기 학점이 2점대로 추락. 심히 좌절
(1학년 부터 2학년 때 까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받아서 3.4 로 겨우 졸업)
한 마디로 취업은 어려운 상태. 하지만 고민은 늘 하던 그런 어중간한 학생이었습니다.
일단 저는 지방 국립대를 올해 졸업했구요.
학점 3.4 토익 800 자격증/ 증투사, 파생, 펀드투자상담, AFPK ,IFP, FP, 은행텔러, 한자2급, 무역영어
동양종합금융증권 인턴 경험 6개월간 교내 장애우 봉사활동 부산불꽃축제 도우미 등.
이 다 입니다. 작년에 1년간 유보를 하니 올해 29살이 되더군요. 늦었지요. 자격증 다수도 작년에 땄던 것입니다.
우선 농협이나 금융권은 자격증 란이 적으니 저처럼 실용성 없는 거 따실 필요는 없으실 듯 합니다. 저는 면접관 눈요기 정도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토익은 칠수록 더 안나오길래 만기가 안된 걸 내다 보니 딱 800 찍더군요. *_*;;; 자격증 필수 몇개와 토익 성적을 더 올리는 게 서류는 확실합니다.
저 학교에서도 열등한 편이어서 취업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잠이 안오더군요. 앞도 깜깜하고 살이 쪽쪽 빠지는게 이런 거구나 하고 경험도 했구요. 3학년 말로 여친하고는 헤어졌구요. 지금까지 싱글로 있었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CPA, 세무사 자격이 있는 수험생은 강력한 스트레이트로 상대를 쓰러지게 한다면 저 같은 경우는 잽을 계속 날리다 먹힌 경우란 생각을 감히 합니다. 한마디로 운이 정말 좋았습니다.
인적성 시험들은 갈아먹던 터라 기대도 안했는데 제가 되더라구요. 좀 감격했죠.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며칠 간 인적성 공부를 하다 보니 수추리 같은 부분은 거의 맞게 되더라구요. 전 다른 부분은 다 날려서 기대도 안했는데 한 두 영역에서 좋았던 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 주더군요. 진짜 감사했어요.
/면접스킬/
면접에서 제 생각은 이래요. 일단 불문율이 몇개 있지요?
노래 부르지 마라. 노래 부른 사람 최종에서 못 봤다.
튀지 마라.
목소리는 너무 격양되게 하지 마라. 등등.
하지만 전 이 세가지 다 했는데 합격했어요. 우선 들어가서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래를 한소절 불렀어요.
(김현중 CF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제가 오늘 여기서 그냥 갈 순 없다는 소리였어요.
일단 쳐다 보시더군요. 거기다 퀴즈 대한민국 같은 거 보면 도전자들이 손을 쳐들고 자기 PR을 좀 하잖아요? 저는 제 개성에 맞게 그렇게 했어요. 한손을 쳐들고 "아자!!아자!! 궁시렁궁시렁~~" 거기서 씩씩하다고 좋게 보신거 같아요.
질문도 운이 좋았어요. DTI랑 LTV가 나왔는데 앞에서 연타석으로 답을 못 맞추길래 전 경영학과라 운이 좋았습니다. 첫조였고 비교적 쉬운 질문이라 덕을 봤지요. 일단 신문스크랩도 좋지만 프린트 하시는게 훨씬 좋습니다. 파일 철 저한텐 4개 있는데 한국경제나 매일경제 보면서 필요한 용어나 기사는 기사글 인쇄를 해서 깨끗하게 소장을 하고 다니는데 금융권 도전하시는 분들한테 권합니다. 보기도 좋고 다음에 꺼내 볼때도 정말 좋아요.
p.s
적어도 최근 CDO, CDS, COFIX, 출구전략, 미소금융, DTI, LTV, IFRS로 인해 상장기업이 받을 영향, BRICS가 아닌 BICIS 등은 알고 가시면 도움이 됩니다. CDO와 관련해 골드먼삭스와 존 폴슨의 도덕적 헤이 등은 좋은 논술거리가 아닌가 생각 됩니다. 작년 최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인가 그사람도 이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PF 실패로 인해 후순위채를 대량 발생시키는 저축은행 등이나 간단한 쿼드러플 위칭데이나 FX마진 거래 등은 알고 가시면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저 역시 프린트를 한 자료에서 다독으로 위의 것들을 깨우치곤 했습니다.
올해 CDO랑 CDS COFIX IFRS 는 매우 빈도가 높을 질문거리입니다.
이어서,
얼마전 동양증권 최종에서 씩씩한 학생한테 제가 졌거든요. 여러번의 면접을 통해 좋은 사람들 꺼를 혼자 메모장에 적어두었다가 제 입맛에 맞게 살짝 살짝 고쳤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런 거 있잖아요.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에서의 우등생이란 절대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진거라곤 주머니속 먼지 한줌과 희망과 패기 뿐인 남자~' (김정은의 초콜릿에서 정준하가 리쌍을 소개할 때 한말)
'안녕하십니까? 농협에 꼭 입사를 하고 싶은 '썩어도 준치' 입니다. (농협은 자기이름을 최종에서 말 할 수 없음)
들어갈 때 인사를 크게 했더니 밥을 많이 먹은 거 같애 씩씩하구먼. 이러시길래 느낌은 좋았습니다.
제 요지는 면접에 불문율은 없습니다.
회사에는 '면접조서' 라는 것이 있습니다.
면접관의 체점 기준표 인데 농협은 인적성 책에 그것이 공지가 되어 있었고 발품을 팔아 확인하니 08년도 면접조서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농협은 '의욕' 적인 수험생에게 점수를 주는 부분이 많아서 전 이글이글 거리는 눈과 하고자 하는 욕구로 덤빈 것이 먹힌 것 같습니다.
색깔없이 면접을 보고 나와 후회하는 것 보다 무리수일지 승부수 일지 모를 만큼 자신을 쏟고 나오는게 다음에 후회가 없을 것이란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취업은 파도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 보잘것 없습니다.
그런데 취업 기회가 왔을 때 그 파도에 몸을 잘 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으세요. 저와 같은 고학생이라면요.
적어도 면접이 처음인 사람한테는 지면 안됩니다.
서류가 가장 어렵고 그 다음은 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면접 동아리 들어가셔서 좋은 어록은 꼭 내것으로 만드세요. 저는 타 은행에 간 학우들 것 중에서 좋은 글을 제가 발취해서 다른 은행에서 사용했습니다. 힘들게 면접까지 온 자리에서 그 기회를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볼 때 면접은 자기소개에서 5할 이상 영향을 줍니다.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너무 무리수를 두진 않아야 겠지만 승부수는 띄울 준비를 하고 들어가세요. 그래서 면접 스터디가 중요한 겁니다. 그런 커뮤니티에 가입을 하지 않았던 분이라면 조속히 그런 곳에 가서 한달이나 두달 트레이닝을 받으시길 권해요.
아무쪼록 모자란 제가 취업을 했습니다. 30살 형도 이번 면접에 동참 한 것으로 아니 포기 하지 마시고요. 힘 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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