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응시지역선택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수험생 절반 “인원·경쟁률·합격선 보고 결정”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의 지방직 공무원 임용시험의 최종합격자가 모두 발표됐다.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수험생들은 저마다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주소지와 등록기준지 혹은 도일괄 모집 사이에서 시험지역을 고민했던 수험생의 한숨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린다. 자신의 점수가 실제 응시했던 지역의 합격선보다는 낮지만 고민했던 다른 지역보다는 높았기 때문. 그야말로 지역선택은 ‘복불복’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매년 원서접수 기간이 다가올 때마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응시지역을 두고 큰 고민에 빠진다.
고시기획이 지난 3월, 수험생 31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수험생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모집인원과 경쟁률, 지난해 합격선을 기준삼아 시험 응시지역을 선택한다고 대답했다. 이 중 모집인원을 보겠다는 수험생이 전체 응답자의 23.3%, 지난해 합격선은 14.4%, 경쟁률을 참고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0%였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35%는 근무여건이나 환경 등을 지역선택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모집인원이나 경쟁률, 지난해 합격선 등이 실제 수험생들의 합격에 영향을 미쳤을까? 이에 본지는 지난 3년간 치렀던 지방직 시험의 9급 행정직 모집인원과 경쟁률, 합격선을 종합해 분석했다.
지방직 시·군 선발은 ‘복불복’?
지난해 충남 예산의 합격선은 66점을 기록했다. 반면 도일괄 모집은 84점. 같은 도내 두 지역의 합격선은 무려 18점이나 차이가 났다. 경기도 과천시(84점)와 가평군(70점)의 합격선이 14점, 강원도 철원군(82점)과 양양군(72점)의 합격선은 10점 차이가 난다.
올해 시험도 일부 도(道)는 지역간 합격선의 편차가 컸다. 강원도는 원주와 철원의 합격선이 각각 88점, 77점으로 11점 차이가 났으며, 충청남도는 당진 89점, 청양 80점으로 9점 차이가 났다. 전라남·북도는 도내 최고·최저 합격선이 각각 8점씩 차이가 났다.
1∼2점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공무원 시험에서 합격선이 10점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많은 수험생들이 해마다 합격선이 발표될 때면 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많이 뽑으면 합격선 낮아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지난 2007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던 성남시의 합격선은 83점으로 당시 도내 가장 높았다. 2008년에는 145명을 선발했던 화성시와 90명을 선발했던 수원시의 합격선은 81점. 76명을 선발했던 용인시는 이보다 조금 더 높은 81.5점. 모두 경기도 평균이상의 합격선을 보였다.
33명을 선발한 강원도 춘천은 81.5점, 충남 도일괄 모집은 55명 선발에 84점으로 선발인원과 합격선 모두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마찬가지. 경남 창원시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인 18명을 선발했는데 합격선은 87점으로 역시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작년 합격선이 올해 경쟁률 결정한다?
전년도 합격선에 따라 다음해 경쟁률이 결정되기도 한다. 합격선이 유난히 낮은 지역은 다음해 경쟁률이 오르거나, 반대로 높은 점수를 보인 지역의 다음해 경쟁률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경기도 안양시의 지난해 합격선은 78점으로 도내에서 두번째로 낮았다. 올해 안양시의 경쟁률은 무려 220대 1. 선발인원이 워낙 적기도 했지만 같은날 시험을 치른 전국 모든 지역 중에서 가장 높았다. 게다가 90점을 기록한 합격선도 전국 최고점이다. 지난해 78점의 합격선으로 도내 최저점을 기록한 충북 도일괄 모집은 올해 13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면서도 82.6대 1로 청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각각 77점, 79점의 합격선을 기록한 경북 고령과 봉화는 올해 94대 1, 10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19대 1의 포항을 제외하면 도내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반면 충북 음성은 지난해 84점의 합격선을 보였는데 올해 경쟁률은 19.7대 1에 그쳐 도내에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남 곡성도 지난해 89.5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합격선을 기록했다.
올해 경쟁률은 34대 1. 30대 1을 기록한 장흥에 이어 도내에서 두번째로 낮다. 지난해 84점의 합격선을 보인 경남 산청의 경쟁률은 18.2대 1로 역시 도내에서 두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경쟁률 높으면 응시율 낮다?
지방직 시험의 경우 자신의 주소지와 등록기준지를 이용해 2개 지역까지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때문에 경쟁률이 발표되면 이를 토대로 시험일까지 자신이 접수한 2개 지역 중 응시할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이같은 이유로 경쟁률이 높은 지역은 응시율이 낮고 반대로 경쟁률이 낮은 지역에 수험생이 몰리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 13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경기도 군포의 응시율은 55.7%. 경기도 일반행정직 평균인 62.4%에 크게 밑돈다. 반면 20명을 선발해 47대 1을 보인 양주는 74.6%, 44대 1로 도내에서 가장 낮은 경쟁률의 동두천은 72.2%의 높은 응시율을 보였다.
충남 도일괄 모집은 1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45.6%의 응시율을 보였다. 19.7대 1로 충북에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인 음성군은 79.7%의 응시율을 보였다.
경남 역시 같은 모습이다. 18.2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인 산청은 응시율이 76.1%에 달했으나, 95.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창원은 46.9%로 응시율이 저조했다.
대체적으로 수험생들이 경쟁률이 낮은 지역에 응시하려는 모습이 확연히 눈에 띈다.
더불어 모집인원이 지나치게 적은 지역의 응시도 기피하는 모습이다.
1명을 모집해 1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도 가평은 41.5%로 응시율이 더욱 낮다. 역시 각각 1명을 선발하는 충남 부여와 당진 역시 46.5%, 52.3%라는 낮은 응시율을 기록했다. 경남 창녕도 1명을 선발했는데, 응시율은 51.5%에 그쳤다.
반면 수험생들의 소신지원도 눈에 띄었다.
경남 마산은 2명 선발에 155.5대 1이라는 도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낮은 응시율이 예상됐으나 오히려 평균경쟁률(62.4%)보다 높은 63%의 응시율을 보였다.
경기도 성남 역시 1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63.1%의 응시율을 기록해 평균을 웃돌았다. 얀양은 3명 모집에 경쟁률이 220대 1에 달했지만 응시율은 61.3%로 예상과 달리 평균치에 가까웠다.
150대 1의 충남 천안도 61.1%의 응시율로 평균응시율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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