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나는 신입사원이다 - 장애인 공개채용 지원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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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나는 신입사원이다 - 장애인 공개채용 지원자 이야기

제주도여행in 2011. 5. 1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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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는 공정함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정치적인 사안 뿐만 아니라 예능 오락 프로그램에서조차 공정함을 중심으로 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데요. 특히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고 엄격한 기준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를 통해 공정하고 공평함이 중시되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평한 기회의 제공은 고용시장에서 가장 많이 요구되는 사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삼성그룹 역시 고용시장에서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고졸 및 전문대졸 장애인을 대상으로 4~5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하였는데요. 서류 심사와 직무적성검사
(SSAT)
, 면접을 통과하고 현재 구직역량 강화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신입사원 지원자를 만나 봤습니다.

 




안영국 (31)

"저는 일본에서 무대감독이 되는 게 꿈이어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요. 제 부주의로 머리를 다치게 됐습니다. 그래서 목뼈가 어긋나서 왼쪽 상하지 마비가 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장애를 겪게 되서 좌절도 많이 하고 혼자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도 많이 하였는데요. 일이라는 것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알아보던 중에 인터넷 뉴스에서 삼성전자가 장애인 채용을 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서 '나도 할 수 있을까' 라는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서류가 통과되고 SSAT도 운 좋게 통과가 되서 지금 이렇게 구직역량 강화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

 



"SSAT도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는데요. 어머니가 처음에는 믿지 않으시다가 바로 주변 분들께 소문을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단계인 여기 구직역량 강화프로그램까지 왔는데요.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삼성전자 합격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장애인 분들도 많이 있다 보니까 병원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같이 생활하는 다른 친구들과 동생들이 서로 많이 도와주다 보니까 서로 의지가 되고 서로에게 희망을 주게 되더군요. 그래서 같이 삼성전자 지원한 친구들끼리 서로 경쟁도 하지만, 같이 삼성전자에 최종합격하자고 서로 위로도 해주고 응원도 하게 됐고요. 장애인들도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인생 공부를 하는 느낌이라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신입사원에 최종 합격을 한다면 어떤 사업장에 가서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애인 채용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은 저에 대한 편견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장애인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저도 다른 분들과 똑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저희들도 여러분과 똑같은 삼성전자 사람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은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1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저희는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들여서 할 수도 있을텐데요. 만약에 그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늦게까지 남아서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드릴 테니까 타박하지 마시고 조금만 이해해서 다독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원석 (32)

"저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데요. 언제부터 왜 장애를 가지게 됐는지는 자세히 알진 못합니다. 제 생각에는 초등학교 1~2학년 때 고열로 심하게 앓았었는데요. 그 때부터 조금씩 소리가 안 들리게 되서 지금은 보청기를 착용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청각장애가 있다 보니까 사람들이 말을 거는 것을 조금 꺼려했어요. 아무래도 말을 걸면 못 알아듣기도 하고 지나치기도 해서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말을 해도 무시한다고 반응하시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많이 움츠러들고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대하는 데에 겁이 나는 게 많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는 것을 도우며 일을 많이 배웠었는데요. 부모님과 언제까지 같이 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보청기를 4년 전쯤부터 착용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일반인들이 듣는 것의 70~75%정도로 많이 듣게 되서 자신감도 많이 찾게 됐고요. 그래서 회사들도 지원해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보람도 느껴 보고 싶었는데요. 재작년과 작년에는 관공서 청년 인턴으로 활동을 했는데, 나이가 있다 보니까 신입사원으로 들어가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러다가 삼성전자에서 대규모 채용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서 지원을 했는데, 운 좋게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저는 완벽하게 일이 성사되지 않으면 미리 얘기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최종 합격되고 얘기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시험은 봤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라고 얘기했는데요. 부모님께서는 그래도 많이 좋아하시죠. 어머니는 상당히 반가워하시는데요. 아버지는 무뚝뚝하신 편이세요. 평소에도 무표정하신 편인데, 기분이 좋으시면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시긴 하세요. 그런데 제가 면접까지 통과했다고 말씀 드리니까 별 말씀 없이 입 꼬리만 살짝 올라가시더라고요. 아버지가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많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저 자신도 상당히 기쁘고요. 앞으로 남은 교육 더 좋게 이수해서 좋은 소식 친구들에게 많이 알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는데, 그래도 알게 모르게 남아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들어가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 드리고 좋은 결과 많이 도출해서 그런 편견을 허무는 데에 앞장 서고 싶고요. 앞으로는 입사 가능한 장애인의 장애 정도나 폭을 넓혀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부터 들어가서 열심히 일한다면 뒤에 오실 분들을 위한 길을 넓히는 게 되잖아요. 제가 거기에 꼭 일조하고 싶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꼭 입사하고 열심히 일 해서 몇 년 안에 결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


 



채경진 (24)

"저는 고등학교 때 4층에서 발을 헛디뎌서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됐는데요. 한참 예민할 시기라서 좌절도 많이 하고 크게 다쳐서 치료 받느라고 학교도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봤습니다. 검정고시를 보고 나서도 계속 좌절한 채로 있다가 아버지가 운전면허를 한 번 따보라고 권유를 하셨어요. 그래서 한 번 도전해봤는데 합격해서 갑자기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공무원 시험이 다른 분야에 비해 기회가 넓은 편이라서 1년 좀 넘게 공부를 했는데 계속 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다가 제 동생이 제가 방황하는 것을 도저히 못 보겠는지 삼성전자에서 장애인 신입사원 채용이 있다고 알려줘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아직 최종합격을 한 건 아니라서 부모님과 친한 친구들에게만 시험 본 사실을 말했는데요.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세요. 특히 제가 아버지하고 사이가 조금 안 좋았는데요. 면접 합격하고 나서 아버지가 많이 좋아하시고 아버지랑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 동생이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 센터에 있는데요. 아직 결정난 것도 없는데 벌써부터 저하고 둘이서 자취한다고 집을 알아보고 있어요. 최종합격 하면 크게 한 번 대접하고 친척들, 친구들한테 얘기해서 떳떳하게 살고 싶어요. 솔직히 삼성전자에 지원서를 제출했을 때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서류 합격하고 나니까 조금씩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솔직히 구직역량 강화프로그램에 올 때도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휠체어 탄 몸으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랑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랑 같이 생활해보니까 제 생각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더라고요. 그래서 입사한다면 정말 잘 할 자신이 생겼습니다. 또 제가 다리만 이렇지 상반신은 다 멀쩡하거든요. 그러니까 앉아서만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시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의 5개 직업능력개발원에서 234명의 지원자가 1차 서류, 2차 SSAT 및 면접을 통과하여 구직역량 강화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는데요.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정보기술 분야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국 교사를 만나 삼성전자에 바라는 점을 들어봤습니다.


 




"저희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교육방향이 경증 장애인보다는 중증 장애인 쪽으로 가고 있는데요. 사실 중증 장애인들이 기술교육을 받아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더라도 대기업으로 채용되는 경우는 드문데요. 시설적인 문제, 출퇴근 문제 등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또 중증 장애인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조금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투자돼야 합니다. 그것을 소규모의 기업에서 떠맡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에서 이렇게 장애인을 채용하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조금만 더 활발하게 고용이 이뤄져서 어느 정도 중증 장애인에 대한 비율도 선을 그어서 선발할 때 배려를 해주신다면 아무래도 시장에서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선도하는 기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우선 시작한다면 삼성 그룹은 물론 다른 기업들도 채용의 기회가 확대되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기회가 좀 더 공평한 사회가 되는 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장애인 신입사원 지원자를 취재하기 위해 나섰을 때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내용이 진행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많이 앞섰었습니다. 하지만 지원자들의 밝고 자신 있는 표정과 말투에서 제가 무심코 가지고 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느끼게 됐습니다. 똑같이 웃고 울고 일할 수 있는 희망을 개척하는 장애인 신입사원 지원자들의 앞날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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