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너도나도 공무원·공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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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너도나도 공무원·공사 직원

제주도여행in 2006. 2. 2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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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대학생들 너도나도 공무원·공사 직원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06-02-20
등록파일 등록된 파일이 없습니다. 조회수 19
대학생들 너도나도 “공무원·공사 직원”

40% “입사선호 1순위” 회사원도 전직 ‘꿈’
“창의적 일에 인재 가뭄·양극화 심화” 우려

대중음악인인 원맨밴드 ‘티어라이너’의 박성훈(27·동아방송대)씨는 지난해 9급 공무원 시험을 치렀다가 떨어졌다. 데뷔 앨범 〈추억으로〉를 내고 문화방송 드라마 〈태릉선수촌〉의 음악을 맡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음악인 생활이 안정적인 삶은 아니라는 게 박씨 생각이다. 박씨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직업으로서 공무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ㅎ대 중앙도서관 1층 정보검색실. 좌석 80여곳 가운데 30여곳에서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다. 형법, 회계, 국어 등 공무원·공사 시험 학원 강의다. 7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임아무개(25·행정학과)씨는 “2년 정도 도전해 보고 안되면 민간기업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 24시간 열람실은 방학 중인데도 빈 자리가 없고, 좌석 곳곳에는 공사 시험 대비 책이 펼쳐져 있다.

김준성 연세대 취업정보실 부실장은 지난해 유수의 대기업과 농협중앙회 중 한 곳을 선택하는 문제로 한 학생과 1시간 동안 상담했다. 김 부실장은 “그 학생이 ‘농협에 가면 더 오래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농협을 택했다”고 말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에서 ‘도전’보다는 ‘안정’을 원하고 있다. 기업에서 ‘평생 고용’ 개념이 사라져 가면서, 학생들의 직업선호도가 더욱 안정 희구 성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이 지난해 2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의식 조사에서 39.6%가 공무원·공기업을 입사 선호 1순위로 꼽았다. 1998년 8.7%에 그쳤던 것이 구제금융 사태 뒤인 2000년 13.9%를 기록했고, 2004년 이후에는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마저 제쳤다.

대학들도 학생들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챙긴다. 행정고시나 사법시험 준비뿐 아니라, 그 이하 직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학교에서 지원해 준다. 한양대는 2003년부터 7급 공무원 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도 지난해부터 7급 대비 특강을 열고 있다.

취업 뒤에도 공사나 공무원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대학을 졸업한지 3년째인 이아무개(30)씨는 일본계 ㅁ상사에 다니지만 공기업으로 전직할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씨는 “사회적 성공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면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공기업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대학생들의 안정 추구 경향은 사회 전체적으로는 창의적이거나 가치창출적인 일에 인재가 부족하게 되는 문제를 낳는다. 추헌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재교육이나 재배치를 통해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대학생들의 공공기관·공기업 선호, 사기업 기피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부도 기업의 고용 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겨레 200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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